Martha Dominguez de Gouveia / Unsplash
사진: Martha Dominguez de Gouveia / Unsplash
건강보험 명의도용 확인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누리집이나 건강e음 앱의 내 진료정보 열람에서 최근 진료 기록을 펼쳐 보고, 가 본 적 없는 병원이나 받은 적 없는 처방이 있는지 대조하면 됩니다. 10월 24일 국회 국정감사 자료로 공개된 수치를 보면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적발된 대여·도용이 18만 4,443건이나 됩니다. 내 명의가 쓰였는지는 남이 알려주지 않으니, 5분만 들여 직접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5년 8개월 동안 적발된 부정 사용 가운데 대부분은 빌려준 것이 아니라 몰래 쓴 경우였습니다. 문화일보와 조선일보가 10월 24일 보도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출 자료(김선민 의원실)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사진: National Cancer Institute / Unsplash
| 구분 | 적발 건수 | 부정수급액 | 징수율 |
|---|---|---|---|
| 전체(대여+도용) | 18만 4,443건 | 40억 9,100만 원 | – |
| 명의 도용 | 18만 330건(97.8%) | 38억 2,700만 원 | 39.27% |
| 보험증 대여 | 4,113건 | 2억 6,400만 원 | 81.82% |
| 외국인 명의 도용 | 9,076건 | 4억 900만 원 | 36.43% |
눈여겨볼 대목은 도용 쪽 환수율이 40%도 안 된다는 점입니다. 돌려받지 못한 돈만 약 23억 2,400만 원입니다. 도용한 사람이 잠적하거나 사망하면 추적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사례도 구체적입니다. 한 1980년생 남성의 명의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상급종합병원 간암 치료에 105차례 쓰였고, 공단이 낸 치료비 7,878만 원은 한 푼도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1974년생 여성의 명의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넘게 동네 의원 진료 65회에 쓰였습니다. 본인은 10년 동안 몰랐다는 뜻입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 진료 기록을 직접 열어 보는 것입니다. 공단 부담금은 병원이 청구해야 생기므로, 도용이 있었다면 그 흔적이 내 명의 진료 내역에 남습니다.
스마트폰이 편하다면 심평원 앱 건강e음에서도 같은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2025년 6월부터는 조회 결과를 암호화된 파일로 내려받는 기능도 생겨, 기록을 보관해 두기 수월해졌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나 The건강보험 앱의 ‘진료받은 내용’ 메뉴에서도 진료 이력을 볼 수 있습니다. 두 기관 자료를 번갈아 보면 누락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병원 청구가 들어오기까지 시차가 있어서 아주 최근 진료는 아직 안 보일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의심 기록을 찾았다면 화면을 캡처해 두고 바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알리는 것이 순서입니다. 공단 고객센터는 1577-1000이며, 가까운 공단 지사를 찾아가 상담해도 됩니다.
도용 기록을 그대로 두면 남의 진단명과 처방이 내 진료 이력처럼 남습니다. 나중에 내 의료 정보를 근거로 무언가를 판단해야 할 때 혼선이 생길 수 있으니, 발견 즉시 바로잡는 편이 낫습니다.
2024년 5월 20일부터 병원과 의원은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전에 신분증으로 환자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 국감 수치는 이 제도가 생기기 전 기간까지 포함한 누적 자료라는 점을 감안해서 읽어야 합니다.
사진: Vitaly Gariev / Unsplash
| 항목 | 내용 |
|---|---|
| 인정 신분증 |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건강보험증, 장애인등록증, 외국인등록증, 모바일 신분증·모바일 건강보험증 |
| 안 되는 것 | 신분증 사본, 휴대폰으로 찍은 신분증 사진 |
| 확인 예외 | 19세 미만, 같은 기관에서 6개월 안에 확인받은 경우, 약국 처방 조제, 응급환자, 의뢰·회송 환자, 중증 장애인, 장기요양 수급자, 임산부 등 |
| 신분증이 없을 때 | 진료는 받되 진료비 전액 본인 부담, 14일 안에 신분증과 영수증을 가져가면 건강보험 적용으로 정산 |
| 병원이 확인하지 않으면 | 최대 100만 원 이하 과태료 |
처벌도 가볍지 않습니다. 제도 시행 당시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보험증을 빌려준 사람과 빌려 쓴 사람 모두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 가족끼리 “한 번만” 빌려주는 것도 대여에 해당하니 선의라도 하지 않는 편이 맞습니다.
월급 300만 원을 받는 직장인이 점심시간에 동네 의원에 갔다가 지갑을 두고 왔다고 해 보겠습니다. 진료비 1만 5,000원을 일단 전부 내고, 2주 안에 신분증과 영수증을 들고 다시 가면 본인부담금만 남기고 차액을 돌려받는 구조입니다. 번거롭다면 휴대폰에 모바일 신분증이나 모바일 건강보험증을 미리 설치해 두는 것이 가장 편한 대비책입니다.
만 14세 미만 자녀라면 가능합니다. 2026년 5월 18일부터 보호자가 심평원 누리집에서 본인인증 후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온라인으로 등록하면, 승인 뒤 자녀의 진료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처방전을 들고 약을 조제받는 경우는 본인확인 예외입니다. 병원 단계에서 이미 확인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제도 시행 당시 안내 기준으로 새 여권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없어 단독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여권정보증명서를 함께 내면 신분증으로 쓸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기록이라도 공단에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국감 자료에 나온 사례처럼 10년 넘게 쓰인 명의도 뒤늦게 적발돼 환수가 이뤄졌습니다.
이번 국감 자료(10월 24일 공개 기준)가 말해 주는 핵심은 도용 피해 대부분이 본인 모르게 일어나고, 환수도 절반 이상 실패한다는 점입니다. 오늘 할 일은 세 가지면 충분합니다.
1년에 한두 번, 연말정산 시즌이나 건강검진 무렵에 조회를 습관처럼 해 두면 도용을 일찍 잡아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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